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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n Europe 여행/체코

가족여행의 마지막 날~

 

7월 말일부터 시작한 보름간의 가족여행 마지막날에 꼭 한번쯤은 보고 싶었던 체스키크룸로프의 풍광을 보고온 후

3일간의 프라하 체류기간에 둘러보지 못했던 곳을 찾아 호텔을 나섰다.

젊은이들의 쇼핑거리라고 하는 나프리코페 거리와 유대인 지구를 찾아서~

 

나프리코페 거리에 들어선 모습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이 있는 Andel역에서 Mustek역까지는 불과 세정거장만 가면 되는 거리였고 Mustek역은 메트로 A선과 B선이 교차되는 환승역이기도 하지만

구시가의 관광명소들로 가기 위한 시발점이 되기도 한 곳이었기에 그동안 매일 드나들었던 곳이다.

그런데도  이곳부터 시작되는 나프리코페 거리는 들러볼 기회가 없었는데 두딸이 좋아할 것 같아 찾아들었다.

 

딸들이 장성함에 따라 점차 같이 보내게 되는 시간이 줄어들 뿐 아니라 며칠 후면 다시 헤어져 일년을 기약해야 되기 때문에 마음이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작년 여름에도 바쁘다는 이유로 계획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못내 아쉬워 1박2일의 춘천여행이 고작이었다.

그렇게보내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거리의 입구에서부터 느낌이 다르다.

웬지 활기가 느껴지는~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거리의 분위기에 젖어보기로 했다.

 

거리 초입에서 만난 매장

 

이 상점을 보자마자 둘째딸이 반색을 한다. 자기가 아주 좋아하는 매장 중의 하나라고~

이름을 말해줬는데 금새 잊어버렸다. 나하고는 별관계가 없을 것 같아 관심이 없어서인지 감퇴해가는 기억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둘러보라고 하고서 혼자서 거리 구경을 나갔는데 나중에 불러서 가보니 자기들 마음에 드는 상품은 없고 내가 입으면 좋겠다는 티셔츠을 골라 놓고선 의향을 물어본다.

얼떨결에 입어보고 구입을 하게 됐는데 디자인이 특이했다. 내 맘에도 들었고~

결국 내 쇼핑이었던 셈인가?

 

 

 

 

 

 

 

 

이 상점에서도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소품들의 디자인들이 매우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상품들이 발길을 붙들고 구매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것이 디자인의 힘인가~

결국 모두가 제각기 좋아하는 물건들을 선물용으로 구입했다.

 

 

 

 

 

 

 

거리에서 퍼포먼스 구경도 하고~

 

 

 

아몬드를 나름대로 조리해 파는 아가씨인데 상술이 대단하다.

지나가는 우리에게 맛보라면 내미는 아몬드인데 맛이 고소하고 일품이었다.

 

그래서 당장 먹지 않더라도 나중에 먹자며 한봉지 사들었다.

그리고 미소가 아름다워 한컷!

 

 

 

 

 

 

 

 

 

 

 

거리에서 바베큐를 만들어 파는 곳이 있었는데 군침이 돌았다.

먹어보자는 말에 이곳에서는 아니라며 거절을 당했다. 한번 맛보고 싶었는데....

 

 

 

 

거리의 대장간

 

 

 

 

 

 

 

 

실감나는 표정의 마리오네트들~

 

 

 

이곳저곳의 다양한 상점들이 눈길과 발길을 잡는다.

 

 

 

 

 

거리의 간이음식점이다.

빵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가끔씩은 이런곳에서 먹어보고 싶었다. 색다른 정취를 느껴볼수도 있고 시간을 벌수 있기때문에~

하지만 이것도 내 희망사항일 뿐....  위생상 좋지 않다나~

 

 

 

 

 

결국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시간이 너무 경과된 탓에 구시가 광장의 바로 옆에 있는 유대인 지구도 둘러보는 것을 포기하고 구시가 광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나홀로 여행시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휴식보다는 한곳이라도 더 들러보곤 하는게 내 여행습관이었는데 가족들과의 여행에서는 이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게 사실이다.

 

보고싶었던 곳을 빠짐없이 둘러보며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으러 움직이는 나의 일정이 가족들에게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군말없이 따라주는 딸들에게 고맙게 생각하라는 핀잔도 들었다. 무더운 여름날의 여행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휴양을 떠나온 것이 아니라 여행을 온 것이기에 욕심이 생기는 걸 어떡하랴~

 

구시가 광장에서 벌이는 퍼포먼스 모습

 

 

 

 

 

 

체코 맥주가 유명하다며 주문한 맥주로 갈증을 달래본다. 흑맥주도 맛보고 싶어 같이 주문하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폴라로이드로 셀카놀이를 하며 모델도 돼주길 원하는 딸들을 보며 부디 건강하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소망을 빌어본다.

 

큰딸은 공항에서 우리보다 1시간 먼저 런던을 거쳐 아버딘으로 갈거고 둘째딸은 우리 부부와 같이 귀국하여 일주일 후에 학업에 복귀하러 뉴욕으로 떠나 일년후에나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섭섭한 마음이 앞서는데 딸들은 마냥 즐겁기만한 모양이다.

 

 

 

 

 

고기 써는데는 일가견이 있다며 썰어주는 바베큐에 맥주를 곁들여 마시며 그렇게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여전히 정시가 되자 구시가 시계탑의 장치시계 아래에 인형들을 구경하러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주변의 건물들에도 서서히 조명이 밝혀지고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는 틴 성모 교회의 종탑들에도 불이 밝혀지며 여행의 마지막 밤도 저물어 간다.

 

틴 성모 교회

 

 

 

 

 

 

단조로우면서도 묵직하게 저음으로 울리는 소리에 경쾌한 타악기의 음들이 어울려 듣기 좋았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광장의 활기찬 모습들을 뒤로하고 호텔로 발길을 돌리는데 조명 아래의 거리모습은 여전히 아름답기만하다.

호텔로 가는 도중에 체코의 대표적인 마트 중 하나라는 BILLA에 들러 수박 멜론 살구 자두 물 등을 사서 호텔에서 마지막 만찬을 벌였다. 

 

 

 

 

 

 

 

야간운행 중인 트램 모습

 

이번 여행에서는 귀국 도중에 나에게 특별한 경험을 두개 남겨 주었다.

 

그 하나는

체코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파리에서 환승하여 귀국하는 비행기표에 편명과 출발시간만 명기된 표를 받았다.

그것도 셀프로 발권하도록 하고~

처음에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는데 이것이 우리에게는 행운을 안겨 주었다.

파리의 데스크에서 비니니스석을 할애해 준 것이다.

덕분에 힘들지 않고 그야말로 편안한 귀국길이 되었다.

 

처음에 표를 받아들었을때는 파리의 공항에서 겪었던 악몽같았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2시간 남짓되는 환승시간에  세관검사를 거쳐 출입국 심사를 하는데 줄어들지 않는 긴줄에서 발을 동동구르고 있을 때 항공사에 근무하는 한국 여직원이 수속하는 곳까지 찾아와 맨앞줄로 이동시켜줘서 급히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까지 그 여직원과 함께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가 비행기에 오른적이 있었다.

그때와 똑같은 항공사인 Air France이고 터미널도 탑승구도 정해져 있지 않은 탑승권을 받았으니 마음이 편할리가 없었는데

무사히 탑승구 주변의 데스크에 도달해 좌석을 배정받을 때 비지니스석을 내어준 것이다.

3명 모두에게~

 

또 하나는

평생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동전 한잎도 주어보지 못한 내가 엄청난 액수의 금액이 들어있는 허리용 쌕을 주은 것이다.

무사히 발권을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오는데 화장실 옷걸이에 걸려있는 쌕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망설였다. 그대로 두고 나갈까 가지고 나갈까~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지퍼 3개 중 제일 뒷쪽의 큰 지퍼를 열어 보았는데 두께가 1~2cm나 되는 엄청난 양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무척 당혹스러웠다.

나머지 지퍼는 열어볼 엄두도 못내고 망설이다가 제3자가 가져가는 것은 싫어서 들고 나왔다.

경찰은 보이지않고 데스크에 넘겨줬는데 제대로 주인에게 돌아갔는지 궁금하다.

지폐의 크기로 봐서 고액권이었고 상당한 금액이었을텐데 그 돈이면 요긴하게 쓸수도 있는데 그냥 가질걸 그랬냐며 아내에게 물어보니

내것 아닌 것을 탐하면 그 벌로 열배 이상의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으니 욕심을 버리는게 현명하다는 말로 화답을 해주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견물생심이라고 순간적인 유혹이 스쳐지나갔던게 사실이다.

 

돈울 먼저 주워서 넘겨줬으면 좋은 일을 해서 비지니스석을 할애받았다고 할텐데

좌석이 먼저였으니 어찌 해석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우스갯소리도 해본다.

 

그렇게 이번 여행의 특별한 추억거리를 남겨 주었다~

 

 

Farewell Song - Vaya Con D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