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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in America 여행/페루

리마에서 남미 여행을 마무리하던 날~

센트로로 가는 택시에서~

 

바랑코를 나서서 신시가지로 향한다~

 

일일 투어의 마무리는 우리를 센트로의 호텔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었는데

일행이 둘로 나뉘었다.

센트로로 곧장 가는 팀과 한식당으로 가는 팀으로~

 

센트로로 가서 나머지 일정을 마무리할려고 해도 어디선가 저녁은 먹어야 할 것이고

현지 가이드가 편하게 데려다주겠다는 호의를 저버릴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우리 부부는 한식당으로 가는 일행에 합류하기로 했다.

 

남미 여행을 하던 중에 일부러 한식당을 찾아가거나 우연히 마주친 경우도 없어서

제대로 된 한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터라 우리 음식 생각이 간절했다.

 

하루이틀만 지나면 실껏 맛볼 우리 음식들이지만

그건 그때 일이고~~ㅎ

 

 

바랑코를 출발한 투어 차량 안에서

차창으로 스치는 거리 풍경들을 담아봤다.

 

바로 옆을 지나던 택시 기사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인사를 건넨다.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쩔려고~

 

무척 낙천적인 사람들임에 틀림없다~~ㅎ

 

 

 

 

 

바랑코 지역의 건물들은 대다수가 오래된 듯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데

남미 특유의 강렬한 색상으로 치장해 놓은 모습들이 종종 눈에 띈다.

 

 

 

 

 

바랑코 지역을 벗어나 신시가지로 접어드니

거리 모습이 달리 보인다.

 

깔끔한 도로와 함께 잘 단장된 공원도 보이고~

그런 느낌으로 바라봐서인지 사람들도 세련돼 보인다~~ㅎ

 

 

 

 

 

어찌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들인데도

여행 중에는 카메라를 손에서 놓질 못한다.

 

늘상 접하는 모습들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런 저런 모습들을 담게되는데

요즈음의 내 카메라는 오로지 외국 여행시에만 제구실을 한다.

 

주인을 잘못 만난게지~~ㅎ

 

 

 

둘이 한판 붙겠다는건지~~ㅎ

 

 

 

 

수다떠는 모습이 지구를 반바퀴 돌아온 이방인에게 찍혔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를게다~~ㅋ

 

버스 외관조차도 뭔지 모르게 우리와 다르다는 생각도 들고~

 

 

 

 

 

 

신시가지 모습~

 

 

하루동안 같이한 현지 가이드~

 

하룻동안 우리를 안내해준 가이드와 작별을 하고

아리랑이라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깔끔하고 아담한 2층 건물의 식당이었는데

우리는 2층에 위치한 아담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무료함을 달래려 1층으로 내려왔는데

그곳에서 이곳 사장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에 근무하셨던 사장님은 한동안 해외 현장에 파견됐었는데

귀국해 보니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퇴직하셨다고 한다.

IMF를 겪을 때였고 정년에 가까웠던 나이여서 미련없이 퇴직을 하고

이곳 리마로 오셨다는데~

 

남의 일 같지 않다.

이곳 사장님이야 정년에 가까웠던 나이라서 별 미련이 없으셨겠지만

한창 전성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상당한 시련과 갈등을 안겨준 시기였는데~

 

이곳으로 이민오신 사장님은 상당한 성공을 거둔 케이스라는 생각이 든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생활을 영위하셨을테지만

부수적으로 얻어진 부가 상당하다.

 

식당 바로 앞에는 대형 빌딩이 신축되고 있었는데

아리랑 식당 부지를 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신다.

이곳이 중심 상업지역으로 지정되면서부터 주변에 대형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서는데

아리랑 부지를 매입하여 주변 땅과 같이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유혹이 많다고 한다.

 

말씀을 종합하여 가만히 계산해보니 어림잡아도 수십억이다.

횡재하신거지~~ㅎ

 

부를 축적하는 것만이 성공의 잣대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공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사장님이 나름대로 이곳 생활에 만족하고 계신 듯 했기 때문이다.

 

성공이란 것이 별건가~

 

후회하지 않고 만족스런 삶을 영위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성공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음식이 나왔다고 부르길래 올라가보니

반찬 색깔부터가 젓가락을 가만히 놓아두질 않는다.

너무나 먹음직스럽다.

 

얼마만에 본 정겨운 음식들인가~

 

우리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밑반찬을 몽땅 비우고 말았다.

반찬만 먹어도 얼마나 맛있던지~

 

거의 한달만에 맛보는 우리 음식이라는 이유만은 결코 아니었다.

전주가 고향이시라는 사모님의 음식 솜씨는 정말 특출났다.

국내의 어느 맛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깔스러웠다.

 

음식 맛이 너무 좋다고 칭찬해 드리니

전직 대통령의 남미 순방 때도 이곳의 음식을 공수해 갔다고 자랑삼아 말씀하신다.

정말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한식인지라 얼큰한 것으로 주문을 했다.

아내는 김치찌개~

나는 제육볶음~

 

무척 매운 음식들인데도 매운 줄도 모르고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아주 아~~~주 맛있게~~

 

 

 

 

 

매운 음식들이라 냉채도 곁들여 주셨는데

냉채 맛도 그만이다~~

 

어쩌다 잘못 만든 냉채를 먹을 경우 신맛이 너무 강해 싫었었는데

이 냉채는 시원하고 입맛을 척척 당기게 해주는 아주 특별한 별미였다.

감칠 맛 난다는 것이 이런걸까~~

 

마지막으로 내어주신 수박도 감동 그 자체다.

얼마나 달고 시원했던지~~

 

조금 미안스럽기는 했지만 수박을 더 줄 수 있느냐고 현지인 종업원에게 요청하니까

두말없이 접시 가득 더 가져다 준다.

 

사장이 인색하면 선뜻 응하기 쉽지 않은 일인데 군말없이 더 가져다 주는 모습에서

사장님의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듯해 더없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바람도 쐴겸 거리로 나가보니

서쪽 하늘이 벌써 붉게 물들어 있다.

귀가 시간인 듯 거리는 차량들로 붐볐고~

 

낮에 거쳐온 사랑의 공원이나 바랑코에서 이 노을을 맞이했다면

무척 아름다웠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반대편 방향도 차량들로 거리가 가득 채워져 있는 가운데

도로변 건물들에도 불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센트로로 돌아가서 아르마스 광장이나 산 마르틴 광장에서

리마의 야경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단지 희망사항으로만 남을 줄이야~~ㅠ

 

 

 

 

 

 

 

 

식당을 나설 때 사장님께서 밤에는 절대 돌아다니지 말라고 당부하신다.

센트로는 우범 지역이기 때문에 무척 위험하다고 하시며~

그리고 덧붙이는 말씀이 왜 굳이 센트로에 있는 호텔을 숙소로 정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우리 숙소가 아르마스 광장과 산 마르틴 광장 사이에 있고

어느 곳을 가더라도 10여 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서

미처 돌아보지 못한 산 마르틴 광장으로 가볼까 아르마스 광장의 야경을 볼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모르는게 약이라고 아무말도 듣지 않았다면 리마의 밤거리를 거리낌없이 돌아다녔을터인데

한사코 자제할 것을 당부하시는 말씀을 그냥 흘려보내기가 쉽지 않다.

 

남미의 대도시들에서 수없이 들어왔던 말이지만 이날 처럼 실감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더우기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지금까지 아무탈없이 무사히 여행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고

더이상의 밤거리 구경은 포기하기로 했다.

 

호텔로 돌아갈 택시를 잡아 주시는데도 무척 신중하고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현지인 종업원들로 하여금 택시를 잡도록 하고

호텔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 것인가를 꼼꼼히 체크하시고 우리를 태워 보낸다.

 

고마우신 사장님~~

우리 보다 3일 늦게 한국으로 출발하신다고 했다.

구정에 한국에 남아있는 자녀분들도 만날 겸 겸사겸사~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신호 대기 중인 차량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러 나온 모습도 보인다.

 

센트로에 가까워지자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갑자기 차량을 제지하며 나타난 경찰~

로보캅이다~~ㅎ

 

정교하게 잘도 만들었다.

 

 

 

센트로의 거리~

 

 

 

 

아르마스 광장을 통과하는데

조명을 밝힌 광장 주변 건물들의 멋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모습들이다.

하지만 어쩌랴 밤거리는 더이상 돌아다니지 않기로 했는데~~ㅠ

 

 

 

도로가의 산토 도밍고 교회도 보이고~

 

 

 

 

아르마스 광장을 지나며 느꼈던 야경을 보고싶다는 유혹과 갈등도

잠시 후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쉽게 저버릴 수 있었다.

 

호텔 주변의 거의 모든 건물 출입문들은 이중문으로

바깥 부분은 철재로 제작된 덧문이 설치되어 있다.

 

남미의 다른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인데

리마의 센트로가 그만큼 위험하다는 반증인가~

 

우리가 호텔로 들어서자 곧바로 덧문을 닫는다.

 

야경을 보겠다는 당찬 바램은 고스란히 접은 채 서둘러 짐부터 정리했다.

지구 반대편 그리운 집으로의 30시간이 넘는 기나긴 비행을 위해서~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 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