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가 다녔던 여행지와 이번 여행 계획을 짜면서 지도상에 표시해 놓은 여행지들 모습이다.
이것은 우리 부부의 이번 자동차 여행 루트고~
이번 5월 20일 (화)에 영국으로 출발해서 8월 15일 (금)에 귀국합니다.
그 사이 6월 4일에서 7월 17일까지 44일간의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을 경유하는 자동차 여행을 하고요.
당초에는 3월~4월 사이에 약 15일간의 모로코 여행을 하고, 30여 일 동안의 유럽 자동차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모로코 여행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좀 더 일정을 늘려서 유럽 여행을 하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더 젊었을 때 남미나 아프리카 등 오지를 여행하고 나이 들어서는 조금은 편안한 곳을 여행하자며
여행지를 골라왔던 것인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는 나이가 되어 버린 탓이다.
개략적인 루트를 정한 후에 상세 일정을 짜는데 꼬박 보름 이상이 걸렸다.
나 혼자서 여행하는 것이라면 숙소를 미리 정하지도 않고 여행하는 도중에 그때그때 숙소를 찾아가면 되는 것인데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 그렇게 대충 여행 계획을 짤 수는 없었다.
2006년 나 홀로 자동차 여행을 시작했을 때는 파리에서의 숙소만 예약을 하고 무작정 동쪽 알자스 지방으로 차를
몰아 여행을 시작했는데, 그 첫 번째 도착지가 이번 여행에서와 마찬가지인 스트라스부르였다.
반나절 이상 차를 몰아서 도착한 스트라스부르의 쁘띠 프랑스 풍경은 실로 감동적인 것이었다.
얼마나 변했을까~? 근 20여 년만에 다시 찾는 것인데~
유럽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로 꼽히는 라인 폭포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스트라스부르를 시작으로 알자스 지방의 동화 같은 마을들로 불리는 리퀘위르, 콜마르, Eguisheim을 거쳐 스위스로
접어드는 국경지대에 위치한 스위스의 첫 번째 여행지인데, 이번 여행의 모토로 삼은 대도시는 가급적 지양하고
산책하듯이 여행을 즐겨보자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라인 폭포를 시작으로 루체른을 거쳐 쉴트호른, 뮈렌, 융프라우, 피르스트 여행의 전초 기지 격인 그린델발트로
이동을 한다. 이전 여행 때 매표소에서 초로에 접어든 판매원의 구름이 잔뜩 끼어서 제대로 된 풍경을 볼 수 없을
거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올라간 쉴트호른에서 말 그대로 구름만 보고 내려온 적이 있다.
그린델발트에서의 여행 후 체르마트로 이동을 해서 마터호른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겨볼 예정이다.
사진에서처럼 맑고 화창한 날씨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기가 따라주지 않아 궂은
날씨이면 궂은 날씨인대로, 주어진 여건대로 만족하며 보고 즐기자고 서로에게 약속을 했다.
체르마트에서 슈피츠를 거쳐 베른으로 이동할 셈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급적이면 대도시를 피할 셈인데,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은 잠깐만이라도 들러 보고 싶다.
왠지 모르게 정감이 느껴지는 도시이기에~
베른에서 아름다운 산악 도시 그뤼예르를 거쳐 레만 호수의 멋진 풍경과 어우러진 몽트뢰를 찾아갈 예정이다.
잠깐 스쳐간 몽트뢰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 인터라켄에서 몽트뢰로 가는 시간을 단축
시켜 보려고 지름길을 선택한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몽트뢰를 지척에 둔 지점에서 차량 사고가 있어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깜깜한 자정 무렵에 불빛만을 보고 찾아간 곳은 깊은 산정의 스키 리조트였다.
그때의 악몽 같은 경험이 지금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몽트뢰에서 제네바까지 레만 호수변을 달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고~
몽트뢰에는 유명한 시옹성이 있고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도 있는 곳인데, 내 뇌리에는 유명한 락 음악이 더욱 깊게
각인되어 있다. 그건 바로 60~70년 대의 전설적인 영국 락 그룹 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다.
순회공연 중 레만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고 즉석에서 만든 곡이라는데, 불과 몇 년 전에 우연히 들렀던
예전 국내 그룹들의 성지와도 같았던 종로 낙원상가 악기점에서 젊은 입문자가 이 곡을 흉내 내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근 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 락 교과서처럼 회자되고 있는 걸 보면 명곡임에는 틀림없다.
몽트뢰를 거쳐 찾아갈 샤모니에서 보는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을 찾아가는 여정인데,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을 것만 같고 나와의 인연
도 각별? 한 듯해서 더욱 가보고 싶은 것이다. 근 30여 년 전에 몽블랑 만년필을 만나서 지금까지도 잘 보관하고 있고,
둘째 딸이 뉴욕 생활을 하면서 내 생일 선물로 사준 몽블랑 시계 때문인데, 이런 걸 두고 발가락이 닮았다고 하는 걸
까? ㅎ 아차~ 그리고 내 전용 몽블랑 향수도 있지~~ㅎㅎ
샤모니에서 몽블랑을 만나고 프랑스의 아름다운 호반도시 안시와 그르노블을 거쳐 기묘한 형상의 암석층이 산을
이루고 있는 씨스떼옹으로 갈 예정이다. 프로방스의 관문 격인 아름다운 이곳 또한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곳이지~
씨스떼옹을 출발해서 유럽의 그랜드 캐넌으로 불리는 베르동 계곡으로 가는 길목의 아름다운 Lavender Field~
과연 우리에게도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줄 것인가~?
라벤더 필드의 절정은 7/1~7/15로 꼽고 있는데, 우리가 이곳을 찾을 예정일은 그보다도 딱 보름 정도가 빠른 6월 15
일이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지 뭐~ 보여주는 것만큼만 볼 수밖에~~
가장 아름다운 절정 시기를 알면서도 일정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이보다도 시기가 늦어지면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의 무더운 여름 날씨와 마주할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
고, 보다 중요한 이유는 손주들과 만날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작년 유럽 여행 시기는 부활절 방학과 때를
맞추었고 아이들 개학 때 귀국을 했는데, 아이들과 보내는 날들이 충분치 않아서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우리 부부의 자동차 여행이 끝나는 시점과 아이들 방학 시기를 맞춰서 여름 방학 동안에
같이 여행도 하며 즐기다가 개학 시기에 귀국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계획했다.
당초에는 베르동 계곡 옆의 아름다운 소도시 무스띠에에서 하루 숙박을 할 예정이었는데, 숙소의 주차 문제가 여의
치 않아 베르동 계곡의 호텔로 숙소를 변경했다. 한 여름에는 계곡을 따라 뱃놀이가 성행한다는데, 나이 든 우리는
산정의 전망대와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아름다운 베르동 계곡을 조망해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베르동 계곡을 나서서 코트다쥐르의 유서 깊은 중세 마을 중 하나인 생폴드방스를 거쳐 찾아갈 아름다운 니스~
니스에서는 2박을 할 예정인데, 인근의 에제 Eze는 돌아볼 시간이 있을는지~
니스를 출발해서는 곧장 마르세이유 전역을 조망해 볼 수 있다는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언덕 위로 향할 것이다.
가급적이면 대도시를 지양한다는 모토에 따라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이 되었다는 Château d'If에 다녀오는
것으로 만족하고~
마르세이유를 출발해서 도착하게 될 아를의 투우와 지역 사회 행사가 열린다는 고대 로마 검투사 원형 경기장이다.
아를과 아비뇽은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고 있었던 지역들이다.
다양한 로마 시대 유적들이 집결되어 있고, 한때 로마 교황청이 자리했던 지역을 함께 돌아보는 것은 마르세이유와
니스 보다도 더욱 로망과도 같은 곳이다. 프랑스 제2의 아름다운 도시라는 리옹까지도 스쳐 지나가며 찾아갈 아를
에서는 고흐의 발자취와 향기까지 느껴 볼 수 있을까~?
아를에서 아비뇽으로는 곧장 가지 않고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한 까바이용에서 하루를 묵어갈 예정이다.
그 이유는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산악 도시인 고흐드와 후쏠리옹이 인근에 있기에 당초에는 이 두 마을을 여행
루트에 포함시켰기 때문인데, 이들 마을을 돌아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심시 된다. 불확실성 가운데서도 까바이용
에 숙소 정한 것을 변경하지 않은 이유는 하루 이동 거리를 감안한 것이고~
스페인으로 넘어가기 전에 돌아볼 프랑스의 성채 도시 카르카손 풍경이다.
자동차 여행에서는 무엇보다도 하루 이동 거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는 가급적이면 하루 이동
거리와 시간을 2시간과 200km가 넘지 않도록 계획을 했다. 그러면서도 불가피하게 300km 이상을 달려야 하는 날도
있어서 새삼 유럽이 거대한 대륙임을 실감하게 된다.
2006년 홀로 자동차 여행을 했을 때는 오로지 지도에만 의지를 했고, 목적지를 향해 무작정 길을 떠나는 무모함을
감행했다. 그래서 한 밤중에도 좁은 도로를 달려야 했고, 그렇게 도착한 목적지에서 숙소를 찾아 헤매던 일도 비일
비재했다. 지금도 기억이 뚜렷한 스트라스부르와 밀라노에서의 한 밤중 숙소 찾기~ 제네바에서 숙소를 찾지 못해
헤매던 중 한 작은 호텔에서 당시 유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던 우리나라 청년의 도움으로 인근 호텔에
투숙했던 기억 등~
카르카손에서 스페인의 첫 도시 지로나로 향하는 길은 약 200km로 2시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로 나와 있지만
도중에 Pont de Besalú를 거칠 예정이니, 이 또한 반절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로나를 출발해 가우디의 탄생도시라는 레우스와 타라고나를 거쳐 도착하게 될 발렌시아의 현대적 모습이다.
처음 유럽 자동차 여행에서 돌아온 후 곧바로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
그 목적지는 스페인이었고 그 계획에 따르면 한 달은 족히 걸리는 여정이었다. 스페인의 유명한 도시들을 총 망라한
계획이었기에~ 이후 새로 시작한 사업에 몰두하느라고 시간을 낼 수 없었고, 꼭 보고 싶은 유명 여행지를 패키지 등
의 여행으로 주마간산 격으로 돌아보고 싶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그 여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마냥 미루어지는 스페인으로의 여행이 아쉬워서 부분적으로나마 스페인을 느껴보자고 시작한 것이 비로소 작년에
이루어진 일주일 간의 바르셀로나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예전의 여행 계획과는 사뭇 달라서 유서 깊은 발렌시아
에서도 과거 유적들 보다는 새롭게 변신한 발렌시아를 느껴보자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지로나에서 발렌시아까지는 445km의 먼 거리여서 도중의 레우스에서 1박을 계획한 것이다. 그다음은 스페인 여행
궁극의 목적지이기도 한 그라나다인데, 발렌시아에서 그라나다까지도 483km의 먼 거리인지라 도중의 알테아와
무르시아에서 하루를 묵어갈 예정이다.
그라나다 다음으로 찾아갈 론다의 경이로운 풍경이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참으로 많은 변화를 실감한다. 예전에는 지도를 펼쳐 들고 목적지로 가는 길을 찾았는데,
이제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내 휴대폰과 차량을 작은
잭으로 연결만 시키면 그대로 구동된다는 것이다.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목적지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목적지도
설정이 되고~ 그래서 내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각종 여행 정보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론다에서 다음으로 찾아갈 코르도바 모습이다.
코르도바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정열의 플라멩코와 카르멘이 있다는 세비야~
세비야에서의 숙소를 찾는데도 많은 고심과 시간을 소비했다.
자동차 여행을 추천하는 이들이 꼽는 장점 중 하나는 자유로운 숙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도심에서 벗어난 곳에서 얼마든지 보다 저렴하고 안락한 숙소를 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또한 말처럼 간단하지만
은 않다. 도심에서 벗어나면 오가는 시간과 비용도 감수해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빠듯한 일정 속의 시간은 그 무엇과
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비야에서 고른 도심 속 숙소는 일종의 아파트먼트 형태의 숙소로 세탁도 할 수 있는 곳이다. 44일간의 여행
중 매일 갈아입고 신어야 할 속옷과 양말에 약간의 숨통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유명 유적지와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겠기에 선택한 숙소인데, 주차장까지 겸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여행에서
주차만큼 중요한 문제도 없을 것이다. 특히 차량털이가 성행한다는 유럽에서는~
이번 여행 계획을 수립하면서 숙소를 정하는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조건 중 하나는 주차 문제였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를 벗어나 가게 될 포르투갈의 해안 마을 알부페이라~
해안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절벽들을 구경하고,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당초에는 포르투갈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었다. 여유롭게 프랑스의 소도시와 스위스를 여행하고 스페인 일부를 돌아
보고자 계획을 세웠었는데, 모로코 여행을 포기한 대신 일정을 늘려서 스페인까지 포함시켰던 것이 스페인 남부
알달루시아 지역까지 두루 돌아보게 되었고, 그로 인해 파리까지 되돌아가야 하는 긴 여정이 남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파리까지 올라가는 긴 여정 속에 스페인 대신 포르투갈을 선택하게 된 것인데, 차라리 잘 된 일인 듯
싶다. 이번 여행이 끝난 후에 포르투갈만 별도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고, 언젠가는 한 번쯤
와보고 싶은 나라이기에~
리스본에서 차로 불과 30여 분 거리에 있는 신트라~
내 기억 속에 있는 포르투갈의 유명 관광지 중 신트라만한 곳도 없다. 그래서 넉넉히 하루를 묵어갈 예정이고~
유럽인들이 땅끝이라고 부르는 호카 곶도 가보기로 한다.
호카 곶에서 포르토로 향하는 긴 여정 속에서 성채 도시로 유명한 오비두스와 포르투갈의 베니스로 불리는 아베이루
를 거치며 하루를 쉬어갈 예정이다. 호카 곶에서 포르토까지는 350km의 긴 거리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자동차 여행의 장점 중 또 하나로 꼽고 있는 것은 자유로운 숙소 선택에 따른 우리 음식을 마음대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꼽고 있는데, 이것 또한 우리 부부에게는 별 다른 공감을 주지 못하는 내용이다. 자유롭게 떠나온 여행
에서조차 밥 짓는 것을 걱정해야 되느냐는 게 아내의 지론이고, 간단한 찬거리조차 챙기지 않고 여행을 즐겼던 우리
부부다. 어쩌다 챙겨간 간단한 튜브 고추장 마저 남겨 오기가 일쑤였던 것이고~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몇 가지를 준비해 가자고 제안을 했다. 그 첫 번째가 넉넉한 누룽지이고, 언제나 쉽게 꺼내어
먹을 수 있는 튜브 고추장과 간단한 멸치조림, 단무지가 그것이다. 웬 단무지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이전 여행 때
가져갔던 김치는 부풀어 오르고 시어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고, 함께 가져갔던 마늘에서는 싹이 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단무지는 전혀 변하지 않고 의리를 지켜줘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리고 얼마간 챙겨갔던 햇반은 데워 먹을
수 있는 기구가 없어서 욕실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서 해결했던 해프닝도 벌였었다.
그래서 누룽지를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커피 포트를 가져가서 장거리 운전에 필수불가결한 커피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듯싶었다. 유럽의 비싼 외식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주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데, 비싸더라도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성격상 그런 바램을 충족시킬 수는 어려울 것
같으니 차선으로 무엇이라도 약간의 준비가 필요할 듯 싶은 것이다.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 포르토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포르토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한 여정이다. 그래서 당초 계획에는 없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도 거쳐 가기로 했다. 남들은 성지 순례로 일부러 찾는 유명한 곳인데 그냥 지나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장기간의 여정 중에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문제가 또 있을까~?
그동안 많이 변한 내 입맛에도 감사를 드린다. 매일 꼭 먹어야만 살 것 같았던 밥에서 떡국으로, 그리고 누룽지를
거쳐 아내가 정성껏 만들어 주는 야채와 과일을 곁들인 샐러드에 토스트 한 조각으로 내 아침 밥상이 바뀌었는데~
이런 적응이 가능했던 것에는 나 홀로 유럽 자동차 여행도 일조를 했다.
맨 처음 유럽 여행 때 파리의 호텔에서 조식으로 내어준 바게트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갓 구워낸 따끈한
바게트에서 풍겨 나온 구수한 향기가 이제껏 빵을 입에도 대지 않았던 내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후
국내의 빵집에서 그 맛을 찾아보려 노력도 해봤지만 아직까지도 그만한 맛을 찾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토종 입맛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작년 로마와 파리 여행 때에는 호텔 인근의 맛
좋은 한식당을 물색해서 하루 한 끼 목표로 매일 저녁 드나든 적이 있다.
쉽게 변할 수 없는 게 입맛이니 건강하고 행복한 여행을 위해서라면 이번 여행에서 계획하는 누룽지와 단무지,
간단한 멸치조림과 튜브 고추장 준비는 어쩌면 선택이 아닌 최소한의 필수 아이템임이 분명하다~~ㅎ
스페인 북부 해안의 대성당 해변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인데, 썰물 때에만 이곳을 드나들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에게도 그런 행운이 따라줄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과 스페인 북부 해안을 거쳐 프랑스로 돌아가는 여정도 여전히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빌바오로 가는 길목에 있는 스페인 북부 해안의 아름다운 마을 쿠디예로에서 하루를 묵어 간다.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도시 빌바오의 아름다운 구겐하임 미술관 모습이다.
이제 이번 여행 계획도 거의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2월 말에 이미 항공권은 예약을 마친 상태이고, 리스 차량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월에는 약 보름에 걸쳐
세부 일정을 모두 짜 놓았고, 지금은 그에 따른 호텔 예약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미리 해 놓은 호텔 예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여행 도중의 숙소 예약에 따른 불필요한 걱정을 해소하겠다는
차원에 따른 것이다. 예약 취소에 따른 환불 불가 사항을 선택하면 얼마간의 비용도 절감할 수는 있겠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환불 가능한 상태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호텔 예약이 마무리되면 미리 구매해야 할 현지 관광 티켓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볼 예정이다.
빌바오를 떠나 도착하게 될 보르도이다. 이곳에는 유명 중세풍의 건물들과 와인 박물관도 있는데, 와인과도 별로
친하지 않은 우리는 그저 여유롭게 이 도시를 돌아보고 다음 도시 낭트로 향할 것이다.
보르도를 거쳐 도착하게 될 고풍스러운 낭트 풍경이다.
낭트에 이어 찾아가게 될 몽생미셸 수도원~
프랑스를 방문하는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몽생미셸을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 유럽 자동차 여행 때 공항에서 만나 함께 리스 자동차
픽업 장소까지 같이 간 젊은 부부 모습인데, 갓난아이를 데리고 온 이들 부부의 첫 여행지가 이곳 몽생미셸이어서
이들 부부는 동쪽으로 나는 서쪽의 스트라스부르로 각각 제 갈길을 떠났는데, 그때의 갓난아이도 이제는 어엿한
청년이 되어 있겠지~?
이번 여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랄 수 있는 Étretat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해 보고자 저 언덕의 하얀 건물에 숙소를 정했는데~
여행 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여러 가지 상념과 걱정이 앞선다.
1. 여행 출발 시까지 무탈해야 할 텐데~
2. 아버딘을 출발해 런던 히드로를 거쳐 파리에 도착하는 동안 항공기 연착 등의 불상사는 없어야 할 텐데~
3. 여행 도중 차량 이상은 발생하지 않겠지~?
4. 언제나 그랬듯이 아내와 나의 건강에도 이상은 없겠지~?
5. 장기간, 장시간 이동에도 무탈하겠지~?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예전에는 없던 의구심만 부쩍 늘었다. 전에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무난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요즈음 많이 변한 내 모습에 스스로 실망감이 느껴진 적도 종종 있다.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손해 볼 일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헤쳐나가 보자며 나름 다짐을 해 본다.
잘못된 일이 생기면 생긴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여행하자고 아내에게 부탁도 해보고~
이번 여행은 내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내와의 첫 자동차 여행인지라 절대 실망시켜 줘서는 안 된다
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야 2차, 3차로 계획하는 다음 여행에도 차질이 없을 테니~ 이제 나 혼자 여행하는
시기는 지난 셈이다. 그래서 아내의 만족도에 유독 민감할 수밖에 없고, 계획을 세우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의 나는 이런 불필요한? 걱정은 하지 않았었는데~~ㅠㅠ
Étretat를 떠나 프랑스 북부 오트노르망디 레지옹의 중심 도시 루앙을 거쳐 쥐베흐니와 오베르쉬르우아즈 중간
지점에 우리의 마지막 숙소를 정했다. 아름다운 중세 성을 개조한 호텔로~
이 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는 시간도 1시간 여로, 차량 반납과 2시 10분으로 예정된 탑승시간 맞추기에도 용이할
만한 곳에 숙소를 정한 건이다.
며칠 전 뉴스로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의 화재가 전해졌다. 때문에 항공기 연착은 불가피해졌다는 소식과 함께~
국내 항공기 사고와 더불어 연이은 항공기 사고 소식에 부쩍 민감해진다. 히드로 공항은 우리 여행의 첫 환승지이자
이번 여행의 출발지이기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고~
작년 유럽 여행 시 난생처음으로 수화물이 제때 도착하지 않은 황당함을 경험했다. 약속대로 5시간 후에 집으로
무사히 배달되어 다행이었지만, 짧은 환승 시간이 능사만은 아님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보다도 더 황당했던 것은 출발 시부터 지연되기 시작한 항공기로 결국은 환승 항공기를 놓치게 되었고, 나이 든
직원의 친절하고 빠른 대처로 당일 항공권을 얻어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 두 건의 사고? 모두 그동안 믿고 타고 다녔던 KLM에서 발생했던 것인데, 도착 다음날로 예약해 놓았던 티켓마저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밤 1시가 넘어서였다. 만약 이번
여행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꼬리를 문다.
결국 얻어낸 결론~
불가피한 일로 차질이 생기면 각종 예약 관계로 이미 짜인 전체 스케줄을 늦출 수는 없는 일이고, 늦어진 시간만큼
해당 스케줄을 스킵하고 예정된 날짜의 목적지로 향하는 거다. 그래야 나머지 일정이나마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을
것 같고, 작년에 경험했던 항공 사고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처 정비되지 않은 영향이 많았서였을 것이라고 치부
하자.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여행 준비를 하자.
마음 편하게 생각하자.
즐거워야 할 여행에 걱정부터 앞세우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닌 듯싶고, 또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는 불상사는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