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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 여행/에티오피아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2016년의 마지막날인 12월 31일 밤 비행기로 출발한 아프리카로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1월 24일 오후에 귀국했다.

 

짧다면 짧을수도 있겠지만 결코 짧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모든 여행길이 순탄치만은 않지만 이번 여행길도 예외는 아니었고

잊지못할 기억들도 남겨준 여행이 되었다.

 

벼르고 별러 4년만에 이루어진 아프리카로의 여행이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도 많았던 것이 사실인데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생경한 모습들을 경험하게된 값진 기억들과 함께

뜻밖의 실수와 예기치 못했던 작은 고통도 감수해야만 했던 여행이 되었다.

 

 

 

 

 

 

사진들은 에티오피아 동북부의 다나킬 소금사막과 이어져 있는

다롤 Dallol 화산 지대의 모습이다.

 

에티오피아의 옐로스톤이라고도 한다는 이 화산지대는

황 성분이 많은 바위들이 있고 유황 호수가 많은 탓에 그리 불린다는데

 

분화구의 마지막 폭발은 1926년에 있었다고 한다.

 

프리카 여행의 시작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환승을 한 후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공항에 도착해서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의 사파리를 시작으로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응고롱고로 국립공원에서 평원을 누비는 야생동물들을 만나고

잔지바르, 빅토리아 폭포와 쵸베 국립공원을 거친 후

 

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곳이라는 나미브 사막과 아프리카의 최남단이라는 희망봉을 거쳐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이자 마지막 나라인 에티오피아로 오게 된 것이다.

 

에티오피아에서의 여행은 이곳 다나킬 사막과 다롤 화산지대의 자연을 감상한 후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으로부터 시작되는 유구한 역사의 유적지들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어찌보면 야생동물들의 모습이야 각종 다큐멘터리만큼 실감나는 것이 없을터이고

나머지 각 유명 관광지는 각종 매체를 통해 어느 정도 눈에 익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곳 화산지대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생경한 모습들이었다.

 

 

 

 

 

 

현재도 활화산이지만 분화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 다롤 화산지대는

이곳과 이어져 있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지대로 해수면 보다 125m가 더 낮다는 다나킬 사막과 더불어

 

해발 -48m로 화산 중에서 고도가 제일 낮은 곳이라고 한다.

 

이곳은 연평균 기온이 34도, 최고 기온이 60도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더운 화산지역으로

다나킬 사막과 함께 사람이 사는 땅 중 가장 뜨거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말발굽 모양의 소금 결정체

 

 

 

 

 

다롤 화산지대는 화산폭발로 흘러나온 마그마가 굳어서 형성된 지역으로

유황과 각종 미네랄 및 소금이 함께 어울어져 현란한 색으로 치장되어 있다.

 

수면으로 올라온 소금 결정체들의 모습도 무척 특이하기만 하고~

 

 

 

 

 

 

 

 

 

 

을 들고 있는 이들은 아파르 경찰과 군인으로

다나킬 사막 투어 시작 때부터 우리를 호위하며 따라온 자들이다.

 

에티오피아는 에티오피아 정교회가 약 43% 무슬림이 31%로 크게 양분되어 있고

카톨릭과 개신교는 극소수에 머문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의 기독교 문화는 로마 제국보다 먼저 악숨 왕조에서 받아 들였고

이 기독교가 에티오피아 특유의 문화와 결합하고 변화를 거쳐 현재의 에티오피아 정교회로 자리 잡았으며

 

고유의 종교 양식과 교황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사회 집권층 내의 주요 세력은 에티오피아 정교회를 믿고 있으며

무슬림 신도들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다나킬 사막과 다롤 화산지대는 에티토피아 제2의 도시라는 메켈레에서

험준한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라는 해발 2,500m의 협곡을 거쳐오게 되고

 

그 험준한 협곡 위에서부터 다나킬 사막까지 지역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이들은 아파르족으로

그 대부분이 무슬림을 믿고 있는데 반군이 활동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 도중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알려온 메세지에도

여행 위험지역으로 종종 아파르가 거론되었는데

 

아직 반군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듯

이곳을 방문한 우리들의 안전을 위해 호위 겸 따라온 경찰과 군인들인 것이다.

 

 

 

 

 

 

른 나라들과는 달리 에티오피아에서는 유독 생각되는 일들이 많았다.

 

음악을 좋아해서인지 일찌감치 시바의 여왕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고

솔로몬과 시바 여왕의 멋진 로맨스도 그 중 하나인데

 

왠지 모르게 음악 처럼 달콤한 로맨스가 흐르는 나라일거라는 환상까지 한자리 차지한다.

 

사실상 에티오피아의 역사는 악숨 왕조로부터 시작되는데

악숨 왕조의 초대 황제인 메넬리크 1세는 시바 여왕이 솔로몬과 사랑하여 얻은 아들이라고 한다.

 

영화 솔로몬과 시바에서의 시바 여왕은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백옥같은 피부를 갖고 요염한 자태를 선보이는데

실제 에티오피아인들은 까무잡잡한 피부의 흑인들이다.

 

그래서 더해지는 궁금증~

 

과연 진짜 시바 여왕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수증기를 따라 올라온 매캐한 유황 냄새에

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만만치가 않다.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구경하는데

형형색색으로 물들어진 절경을 외면치 못하고 연실 콜록거린다.

 

 

 

 

 

 

유황 냄새 짙은 수증기가 올라오는 아래에서는 연실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금방이라도 세찬 화산수가 뿜어져 나올 것만 같고~

 

 

 

 

 

 

에메랄드 물빛이 참 곱다.

 

어느 화가가 이처럼 아름다운 물색을 표현할 수 있을까~

 

 

 

 

 

 

다나킬 소금 사막과 인접한 탓인지 소금 결정체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 형태들도 다양하고 무척 독특하다.

 

그리고 수면 위로 나와있는 부분은 완전히 굳어 있는 상태로 아주 단단해서

그 위를 걸어다녀도 끄떡 없다.

 

 

 

 

 

 

물 위로 점점이 박혀 있는 것도 모두 소금 결정체들인데

 

솟음솟음 올라와 있는 모양이 주워 먹으면 달콤할 것만 같다는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수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부분의 유황은 단단히 굳어 있는 상태로

 

유황 특유의 황금빛으로 그 현란함을 뽐내고 있다.

 

 

 

 

 

 

온통 산화철의 적갈색으로 물들여진 곳도 보인다.

 

그 주변에 하얗게 매달려 있는 것은 소금인데

마치 서리 맞은 땅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티오피아가 우리에게 더욱 각별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6.25 전쟁과 무관치 않다.

 

6.25 전쟁 당시 약 6,000여 명의 병사를 파견하여 화천 일대에서 활약했으며

이후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지만

 

한때 공산주의 정권 기간 동안은 북한과 더 긴밀한 관계를 가지기도 한 나라다.

 

 

 

 

 

 

실 에티오피아 북부에 해당하는 이곳의 도로를 달려오는 동안에는

안쓰러운 생각도 많이 들었다.

 

건기인 탓인지 모르겠지만 먼지가 풀풀 날리는 도로와 그 주변의 땅들은

뭐가 자랄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척박한 모습이었고

 

도로변을 스치는 주택들도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인 에티오피아가 최근에 들어서는

연1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내 눈에 비친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아 보였다.

 

길가에 현대식으로 신축되고 있는 건물들은 공사가 진행 중인 줄 모르겠으나

마치 공사를 중단한 상태로 버려져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일하는 모습 조차 눈에 띄질 않았다.

 

특히 이곳 다나킬 사막 부근은 오지인 탓인지 몰라도

사는 집이라고 해야 고작 유칼립투스로 둘레만 쳐놓고 지붕을 얹어 놓은 상태이고

 

나무로 만든 골격에 바닥을 엮어 놓은 침대가 생활 집기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악한 것들이었다.

 

가축을 기르는 공간과 사람이 사는 공간이 어찌보면 비슷할 정도였으니~

 

 

 

 

 

 

티오피아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공항에서의 검색이다.

 

국내선임에도 불구하고 공항 청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필히 여권을 보여주고 반드시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했다. 

 

항공사 발권 후 탑승을 위해서 또다시 검색대를 통과해야 됐고~

 

어느 나라 항공사든 라이터 하나 정도는 기내 반입이 허용되는데

에티오피아에서는 어림없는 소리다.

 

카메라 가방 조차 손쉽게 통과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내용물에 대한 설명을 거친 후 통과할 수 있었고~

 

랄리벨라에서의 일정이 끝난 후 아디스 아바바로 돌아갈 때의 일이다.

 

이번에는 여행의 막바지 무렵까지 아무탈없이 통과됐던 전자 담배가 문제가 됐다.

 

그동안 몇번의 에티오피아 공항을 드나들며 설명을 해주고

시연까지 보여달라는 둥의 요구까지 들어주며 통과했는데 이곳에서는 결단코 허용이 안된단다.

 

이미 비행기에 옮겨 실을 준비가 되어있는 내 수화물을 찾아서

그 안에 넣어야만 된다는 황당한 말만 되풀이한다.

 

옥신각신 실강이를 벌이다가 결국 수화물을 찾아나섰고

가방을 찾기까지 했는데~

 

이 동행한 직원 왈~

그냥 포켓에 넣으란다.  헐~~

 

고맙다는 내 인삿말에 되돌아온 말~

 

자기한테 뭘 사례하겠냐다~~

 

팁으로 줄만한 잔돈도 없어 그 상태로 종결되고 말았지만

철저한 것인지 시늉을 내는 검색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ㅎ

 

 

 

 

 

 

 

 

 

 

 

 

 

 

번 여행 사진을 옮겨 놓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전체 용량을 보니 자그만치 103G나 된다.

 

단순한 여행 사진이기에 Raw로 찍은 사진은 하나도 없고  

크기도 M 사이즈로 한 상태로 화질만 Fine으로 했을 뿐인데~

 

나는 여행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한장의 멋진 작품같은 컷을 얻겠다는 목적이 아니고

여행하는 동안의 소소한 풍경들 조차 소중한 추억이고 기억이라 생각해

 

차창으로 스치는 모습을 담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바쁘게 움직이는 여행 일정이 끝난 후에는

뇌리에 남아있는 기억들에 한계가 있다.

 

어디를 다녀왔다는 기억과 함께 굵직한 몇가지만 떠오를 뿐

세세한 모습들은 생각조차 나질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후에 시간을 가지고 포스팅하면서 보는 한컷한컷이 당시의 기억들을 더욱 생생하게 해주고

그 기억들은 상당기간 남아 있으니 여행의 마무리는 사진 정리에 있는 셈이다.

 

그런 이유로 사진 담는 일을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것이고~

 

비몽사몽간에 이루어진 몇시간의 이동 후

주목적지에서 이루어지는 잠깐동안의 관광이

 

여행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도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번 반복되다시피 하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사진 문제로

아내에게 몇번의 싫은 소리를 들었다.

 

너무 많은 사진을 찍느라고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과 함께

카메라 가방이 검색대에서 무사히 통과하지 못했을 때 들었던 소리들인데~

 

작은 손가방 조차도 검색대에서 열림을 당하고

카메라 가방은 무사히 통과한 것을 경험하고는 조금 수그러 들기는 했지만

 

카메라 가방의 갯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스러웠던 모양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카메라 2대와 렌즈 2개를 가지고 갔다.

 

메인 카메라가 잘못됐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예비 카메라를 가져갔고

멀리 보이는 야생동물들을 가깝게 촬영하기 위해서는 망원 렌즈가 불가피해서 가져간 것으로

 

나름 최소한의 장비이고 여느 때와 크게 다를바없는 구색이었다.

 

다만 간편하게 움직일 때 사용하고자 평소와는 달리

카메라 가방을 대신할 백팩을 하나 더 가져갔을 뿐인데

 

그로인해 카메라에 관련된 짐들이 무척 거창하게 보였나보다.

 

예비 카메라 조차 제법 실속있는 것으로 챙기다보니 더욱 그런 생각을 하지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메인 카메라가 잘못됐을 경우라도 허접한 사진을 남길 수는 없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만만치않은 비용을 치뤄가며 하는 여행이고 다시 가본다는 보장이 없는 곳들을 여행하는 것이기에

한장 한장의 사진이 나에게는 더욱 소중스러운 것이다.

 

 

 

 

 

 

멀리 과거에 유황을 채취했던 곳이 눈에 들어온다.

 

내친김에 그곳까지 가보기로 하는데~

 

 

 

 

 

 

 

 

 

 

보글보글 계속 유황은 올라오고

 

제법 딱딱하게 굳은 용암 아래로는 뜨거운 온천수가 흐르고 있다.

 

 

 

 

 

 

단단하게 굳은 용암층과 그 밑을 흐르는 온천수의 색깔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곳도 많다.

 

자칫 잘못 밟으면 그냥 빠져 버릴 것만 같은 곳도 있고~

 

 

 

 

 

 

 

 

 

 

 

 

 

 

노란꽃들이 만발해 있는데

 

붉은 산화철 위의 모습이라 더욱 예쁘게 보인다.

 

 

 

 

 

 

노란 물줄기가 신기한가보다.

 

노란꽃들도 다시 담아보고~

 

 

 

 

 

 

 

 

 

 

 

 

 

 

 

 

 

 

이곳을 보았을 때는 꼭 파묵칼레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색깔만 다를 뿐 모양새가 무척 닮아 있다.

 

 

 

 

 

 

 

 

 

 

상에는 우리가 미처 가보지 못한 아름다운 곳들도 많고

진귀한 풍경들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소들은 수많은 매체들로 인하여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거나 만나볼 수 있지만

아직도 생경하게 다가오는 모습들도 많다는게 사실인데

 

이곳 다나킬 사막과 다롤 화산지대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싶다.

 

그런 이유 중 하나가 접근성과 관광 인프라의 부족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이번 여행에서도 몇번의 야영을 경험했는데

이곳에서의 숙박은 아주 특별하면서도 최악의 수준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을 떠가는 수많은 별을 보며 자는 경험이야 이미 호주의 울루루에서도 겪어보았지만

이곳에서의 잠자리는 또다른 경험을 맛보게 해 주었다.

 

울룰루의 부드러운 사막과는 달리 온통 돌 투성이인 사막에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침대를 놓고 그 위에 매트리스와 우리나라에서부터 가져간 침낭 속에서 잠을 잤다.

 

하늘을 지붕 삼아~

 

주변에는 특별한 숙박 시설은 존재치도 않을 뿐더러

현지인의 집이라고 해야 우리가 잔 침대에 나무로 둘러진 벽과 지붕이 있을 뿐이다.

 

게다가 물도 귀하여 먹을려고 사갔던 페트병 물로 간신히 양치만 하고

세면은 크리닝 티슈로 닦아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던 야영이었다~

 

 

 

 

 

 

 

 

 

 

실 숙소의 불편함은 다나킬 사막에서의 하룻밤 야영으로 그치질 않았다.

 

이 다롤 화산지대의 신비로운 모습을 구경한 후

4시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이동해 웨크로의 호텔로 돌아갔는데

 

이 호텔에서 처음 배정된 방에는 협소한 공간에 더블베드가 놓여 있었다.

 

2인용 방으로는 협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방 배정을 해서 1인 1실로 주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엘리베이터도 없는 호텔에서 두개층을 더 올라간 방에 짐을 옮긴 후

아내가 볼멘 소리를 하며 내 방을 찾아온다.

 

더운 물은 나오지도 않고

그나마 수도 꼭지를 돌리니 벽에서 물이 새어 나온단다.

 

내 방도 점검을 해보니 역시 더운 물은 고사하고

세면기 물조차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리셉션에 말을 해서 다시 방 하나를 배정 받았는데

그 방의 상태도 오십보백보다~

 

또다시 다른 방을 배정 받을 때는

리셥션 여직원에게 사전에 철저히 점검을 해서 바꿔달라고 했다.

 

점검을 모두 마쳤고 전혀 이상이 없다고 해서 따라 들어간 방 역시

더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

 

벽에는 순간 온수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15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해서

짐 정리도 어느 정도 마친 상태에서 수도 꼭지를 틀어보니

 

웬걸~ 수도 꼭지 자체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

더운 물은 고사하고~

 

화가 머리 꼭지까지 치솟는다.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랬노라고 했는데~

 

결국 또 다른 방을 하나 더 받아서

샤워만 하는 방으로 사용했다.

 

혹자는 유별나다고 할수도 있고

열악한 환경에서의 여행은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씻지도 못하고 돌아온 상태에서 호텔에 기대했던 것은 최소한 시원스럽게 샤워라도 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조차 여의롭지가 못했던 점에 울화통이 터지는 것이다.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질 못하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호텔이 표방하고 있는 레벨이 3성급이란다.

 

애초에 열악한 호텔이라고 했다면 그나마 이해가 되겠지만

3성급 호텔이 이모양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 호텔에서의 해프닝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방을 풀어제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마무리되어 갈 시점에

벼개 위를 지나는 작고 까만 벌레가 눈에 들어온다.

 

이 사실을 아내가 안다면 밤새 잠을 못 이룰 것 같아서

아무말도 안하고 벌레를 잡아서 조용히 욕실에 버리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는데~

 

다음날 악슘으로 이동해서 저녁 식사를 하려는데

몸 몇군데가 가렵기 시작하며 울긋불긋 솟아 오른 반점들이 보인다.

 

식중독 증세와 비슷해서 처음에는 뭘 잘못 먹었는지

곰곰 생각해봐도 도대체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같은 식사를 한 아내는 멀쩡한데 말이다~

 

일행들 말에 따르면 베드벅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잠자리가 불량한 곳에서 종종 물릴 가능성이 있는데

베드벅에 물리면 3~4일의 잠복기를 거쳐 그 증상이 최고조에 달하며

 

심할 경우 거동이 불편할 정도라고 하니

딱히 그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만도 없었다.

 

결국 여행의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라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해서

병원을 들러보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고

 

여행의 마지막날 아디스 아바바의 한 피부과 병원을 찾았는데

이후 도저히 납득이 가지않는 일이 또 하나 꼬리를 문다.

 

국내에 도착해 공항에서 보조 가방 안의 휴대폰을 찾으니 종적없이 사라진 것이다.

 

호텔 방을 나설 때는 꼼꼼한 성격의 아내 덕분에 혹시 남긴 물건은 없는지 몇번의 점검을 거치는 상황이니

호텔방에 놓고 나올 확률은 극히 희박하고 그렇다면 병원을 오가며 분실이 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병원을 가면서는 메고 나갔던 가방을 진료를 기다리는 도중

투어 차량에 옮겨 놓았던 것이 전부인데 그 안의 핸드폰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여행 중에는 핸드폰을 잘 사용하지 않은 관계로 가방 안쪽에 잘 모셔 놓았으니

도중에 빠졌을 가능성은 더더욱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물 건너 간 일인데~

 

덕분에 지금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핸드폰 속의 수많은 연락처들이 한순간에 날아가고 말았으니~~ㅠ

 

피부에 생긴 발진들은 현지 의사의 걱정 안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시간이 없는 관계로 귀국 후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뭐에 물렸던 큰 신경은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함께

주사 한대 맞고 3일간 약을 복용한 것으로 완치가 되어가는데

 

핸드폰의 분실로 인한 고통은 아마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다.

 

 

 

 

 

 

 

 

 

 

리 과거에 유황을 채취했다는 곳이 있어 그곳까지 가보기로 한 것까지는 좋은데

그곳으로 다가갈 마땅한 길이 보이질 않는다.

 

온천수로 가득한 곳을 가로지르며 조심조심 미끄러지지 않도록 걸음을 옮기다가

급기야는 현지 가이드의 손을 붙잡고 징검다리 건너듯 건널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그 전에 살짝 화산수에 빠진 적이 있었다.

 

단단한 줄 알고 디뎠던 곳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운동화 밑창을 넘기는 물에 빠졌는데

한동안은 아내에게 조차 비밀로 했었다.

 

사진 찍는 것에 몰두하다가 빠졌을 것이라는 책망을 듣기 싫어서~~ㅠ

 

졸지에 일어난 일이라 무척 당황했고 얼마나 뜨겁던지 심한 화상을 입었을거라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주저 앉아서 양말을 벗어볼 엄두 조차 내지 못했다.

 

주변이 온통 부글부글 끊어 오르는 곳이라 마땅히 앉을만한 곳도 찾을수 없었고

카메라를 내려 놓을만한 곳도 없었기에~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화상은 입지 않았지만

얼마나 뜨거웠던지~~ㅠ

 

 

 

 

 

 

드폰 분실 사건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웨크로 호텔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호텔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좋지 못한 추억까지 선사해줬다.

 

우여곡절 끝에 샤워를 마치고 저녁을 해결해야겠기에

리셥션에 적당한 식당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된다고 알려주는데

레스토랑은 아무도 없는 썰렁한 분위기다.

 

호텔에서 느낀 불쾌한 감정도 있고 해서 다른 곳을 소개해 달라고 하니

심드렁한 반응이다.

 

시가지에서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서 어쩔수없이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스테이크를 주문해 받아보니 돈가스 수준이다.

 

그것도 감수하고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요청했는데

어라~ 아무리봐도 메뉴판에 적혀 있는 가격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분명 스테이크 가격이 55비르 Br인데 90비르로 적혀 있다.

왜냐고 물으니 부가세 15% 서비스 5%가 붙은거란다.

 

계산서 하단에 별도로 부가세와 서비스 요금이 추가 계산되어 있는데도~~

 

재차 잘못된 계산이지 않느냐고 물어도 연실 같은 내용만 되풀이하는데

완전 바보 취급을 당하는 느낌이다.

 

관광객 등쳐 먹겠다는 심뽄지~~

 

거듭되는 항의에 안되겠다 싶은지 결국은 슬그머니 꽁지를 내린다.

계산서를 다시 만들어 오겠다며~

 

결국 다시 가져온 계산서에 따라170비르를 지불했는데

당초 계산서에는 220비르가 적혀 있었다.

 

이런 행태의 영업 방식이 다음날 우리 일행의 일정에도 차질을 주었는데

문제는 약속된 식사 시간이 되어도 식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거다.

 

진짜 보잘 것 없는 서너가지 음식이었는데~

 

준비가 되질 않은 음식을 모두가 마냥 기다릴수만은 없어서 일행 중 일부는

건너편 호텔에서 준비해준 음식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로인해 한시간 이상이나 출발이 지연되고 말았다.

 

 

 

 

 

 

허가 되다시피 버려져 있는 과거 유황을 채취했던 곳을 구경하고

돌아서 나오는 길은 정말 지옥의 유황밭을 지나온 느낌이었다.

 

길은 보이지 않고 건너기 쉬운 곳은 먼거리에 있기에

어쩔수없이 온통 유황으로 뒤덮힌 곳을 가로질러 건너게 되었는데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매캐한 유황 냄새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파르 군인과 현지 가이드가 그나마 건너기 쉬운 곳을 택해 앞장서 가고 그 뒤를 따라가는데

사방이 온통 유황 냄새로 가득차 숨쉬기 조차 쉽지 않았고

 

급기야는 손수건을 꺼내 임시 마스크 대용으로 입과 코를 모두 가리고

간신히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죽을 것만 같았다~~ㅎ

 

 

 

 

 

 

그런 지옥 같은 상황에서도

 

내 카메라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고~~ㅎ

 

 

 

 

 

 

크로 호텔에서의 황당함과 불쾌한 마음은

악슘의 호텔에서도 이어졌다.

 

악슘에 도착해서 방 배정을 받고 곧장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는데

넓은 자리를 텅 비워 놓고 벽쪽의 한줄에 나란히 앉으란다.

 

여행사에서 식대를 지불한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래서 지정석을 마다하고 편안한 테이블에 자리잡고

메뉴를 요구했는데 이 또한 가관이다.

 

한장으로 내미는 메뉴표에는 스타터부터 디저트까지 기록되어 있었는데

각 코스마다 2~3개의 종류를 명시해 놓고 그 중에서 골라 주문하란다.

 

가격은 명시되어 있지도 않고~

 

그래서 가격이 기록되어 있는 메뉴판을 요구했고

그 중에서 음식을 선택해 주문을 하니 안된다고 한다.

 

한장으로 내민 종이에 적힌 메뉴만 주문 받는다하고~

 

내 맘대로 선택한 음식도 주문이 안된다니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수가 없다.

 

차라리 굶을지언정 자기네 맘대로 꾸며 놓은 식단에서 맘에도 없는 음식을 주문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가방을 챙겨 레스토랑을 빠져 나오는데 책임자인 듯한 친구가 급하게 뒤따라온다.

 

자초지정을 설명하니 원하는대로 해주겠단다.

 

일단 호텔방에 가방들을 옮기고 다시 오겠노라 약속을 하고

다시 레스토랑을 찾으니 반색을 하며 반긴다.

 

주문도 일사천리고 음식 나오는 속도도 초스피드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몇번이나 맛은 좋냐, 괜찮냐며 지대한 관심과 서비스를 베풀어

결제하면서 얼마간의 팁을 얻어 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다음날 조식 때도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오고

잘 잤냐, 음식 맛은 어떻냐며 무척 신경을 써준다.

 

전날 메뉴 변경은 절대 안된다며 버티던 친구는 꼬빼기도 보이지 않고~

 

정해준 메뉴에서 음식을 골랐던 일행분 중 한분은

주문한 스파게티를 거의 그대로 남겼다고 한다.

 

스타터로 나온 스프와 후식 값도 만만치않게 지불한 모양이고~ 

 

 

 

 

 

 

자는 우리 부부가 너무 까탈스럽지 않냐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똑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된다면 또 다시 그리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관광객이라고 봉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부당한 서비스를 받고서도

관대함이라는 허울로 치장해 조용히 지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구걸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당한 값을 치뤘으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으면 손짓 발짓을 해서라도 부당함에 대해서는 과감히 시정해 줄 것을 요구해야 되며

값을 치른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그에 대한 합당한 팁도 줄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여행자의 태도라는 생각도 든다.

 

연이어 일어난 두 호텔에서의 해프닝이 에티오피아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남겨준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멋진 여행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또한 애착이 가는 나라이기도하다.

 

한때 우리를 도와줬던 나라이며 여전히 우방으로 남아있는 에티오피아가

하루빨리 가난에서 벗어나고 관광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많은 여행자들이 즐겨찾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램이다.

 

다롤 화산지대를 나오는 길에 우리나라를 닮은 모습이 보여 담아봤다~

 

 

 

 

다나킬 사막의 낙타행렬

 

다롤 화산지대 인근의 다나킬 소금 사막은

우유니 소금 사막에 비해 그리 큰 감동을 주는 곳은 아니지만

 

우유니와는 또다른 매력적인 모습도 볼 수 있는데

바로 끊없이 이어지는 소금을 등에 진 낙타 행렬이 그것이다.

 

해질 무렵에 시작된 낙타 행렬은 우리가 잠자리에 든 시간까지 간간히 이어졌는데

낙타의 고단한 행렬과 그를 인도하는 아파르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La Reine De Saba 시바의 여왕 / Raymond Lefev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