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에 집을 나설 때에는 양평을 시작으로 해서
동해 쪽으로 발길 닫는대로 가다가 날이 저물면 1박을 하는 것까지 생각했었는데
서서히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마음이 바뀐다.
간사한게 사람 맘이라더니~~ㅎ
그래서 시간 구애받지 않고 들를 수 있는 곳을 물색해 보다가 떠오르는 것이
폐역이었다.
두메향기에서 검색해보니 1시간 거리에 있는 역 하나가 나오고
능내역은 20여분 거리로 나오는데 방향도 집으로 가는 방향이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능내역~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열차 카페~
휴업이다.
능내역 전경을 담아보고~
철길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추억의 역전집이라는 음식점이 보이는데 역시 휴업이란다.
하기사 명절날 영업을 한다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장작으로 사용할 나무들을 잔뜩 쌓아놓은 이 건물은 자전거 대여점으로
실내에서는 난로을 둘러싸고 술판을 벌이고 있었는데
가족끼리 모여 앉은 모양이다.
텅 빈 선로에서~
그래도 좋으신 모양이다.
널판을 깔아 놓은 건널목도 혼자 건너보고~
안내판에서 주변의 가볼만한 곳도 살펴본다.
자전거 타는 친구들을 따라가 볼 심산인 모양인데
뱁새가 황새 쫓기지~~ㅎ
역사 앞에 놓인 오래된 의자에 앉아 기념 촬영도 하고
빛 바랜 사진들도 구경한다.
내부의 간단한 소품들이 어릴적 향수를 자극한다.
실내가 너무 어두워서 더 이상 사진 찍기가 곤란해 밖으로 나서고~
편지 쓰는 것 못 봤는데~~ㅎ
그만 발길을 돌리려는데 문을 연 음식점이 보인다.
이 음식점 내부에도 오래된 물건이 군데군데 비치되어 있는데
비록 꺼져 있지만 Zenith라는 오디오도 있다.
이와 비슷한 제품을 가졌을 때가 삼사십년 전이니
나도 많이 늙은 셈인가~
마나님은 풍금이 새삼스러운가보다.
벽면에 붙여 놓은 싸인지가 이곳의 유명세를 대변해 주는 듯 하다.
이곳에서는 뭘 먹어야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단연 막국수를 먹어야 한단다.
막국수 맛~~?
그냥 추억으로 먹었다.
막국수 한 그릇을 먹고 나서니 주변이 온통 칠흑으로 변했다.
이 밤중에 갈 곳은~~?
내 집 밖에 없었다~~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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