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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n Europe 여행/폴란드

동유럽으로의 가족여행 ~

문화 과학 궁전

 

인천공항에서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하여 22시 20분에 바르샤바 공항에 도착했으니 당일 도착한 셈이지만

시차가 8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꽤 오랜시간에 거쳐 도착한 것이다.

덕분에 하루를 번 느낌이지만~

 

투숙할 호텔이 문화과학궁전과 중앙역에서 지척인 것은 알고 왔지만 막상 도착해서보니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우리 가족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날 때는 항상 설레임이 다가온다.

요즘들어 부쩍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보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지나온 세월에 대한 아쉬움도 있고 다가올 날들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내 맘을 짓누르는 것만 같다.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직장생활도 하고 공부도 하며 살다보니 어느새 서리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때는 나름대로 목표의식이 뚜렷했고 그것들을 위해 매진을 하느라 앞뒤도 살필 겨를이 없이 달려왔는데

요즘은 끈 떨어진 연처럼 종잡을 수가 없다.

무엇을 위한 삶이고 어디로 달려가야 하는가~

 

목표가 없는 삶처럼 무의한 것도 없지않나 싶어 전부터 동경해 왔던 여행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떠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고

멋지고 좋은 여행지일수록 최적의 시기에 가볼려는 욕심에 마음속에만 깊히 간직하고 있는 여행지가 어디 한둘인가~

 

차일피일 미루다가 다리힘 빠지고 기운이 없을 때 무슨 여행의 기쁨이 있을까하는 생각과

점점 멀어져가는 딸아이들과의 추억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겹쳐 삼복더위를 무릅쓰고 여름여행을 감행하게 되었다.

 

몇해 전에 돌아가신 부친께서 칠순 후반을 넘겨 팔순으로 접어드실 때쯤 하신 말씀도 한몫을 했다.

나이가 드니 맛있는 음식도 맛을 모르겠고 좋은 것을 보아도 좋아 보이지가 않더라는~

그리고 덧붙이셨다. 조금이라도 젊은 시절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라고~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인 5월말에 이번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너무 바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만사를 제켜놓고 떠나보자는 생각과 함께

그로인한 경제적 손실 쯤은 감수해도 좋지 않겠냐는 만용에 가까운 용기를 내 본 것이다.

 

점점 사회에서 은퇴하여 소일거리를 찾고 있는 옛동료들을 생각하면 일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것이 아니냐는 나름대로의 위안이

힘든 시기도 견디게 해주고 무모한 결단도 가능케 해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여행사진을 정리하며 되돌아보는 여행지에서의 추억들로 한동안은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큰딸은 영국에서 우리보다 5시간 먼저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당초에는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을 보낼만한 마땅한 곳이 없어서 혼자서 먼저 호텔로 왔다고한다.

우리부부 방까지 체크인해 놓고 호텔 바에서 와인 한잔 시켜놓고 우리를 기다린 모양이다.

 

그런데 공항에 있는 우리에게 호텔까지 잘 도착했다는 상황설명을 마치더니 하는 말이

엄마 나 아무래도 택시비 바가지쓴 것 같아~

얼마를 줬는데~

160zt~

열심히 계산을 해보니 대충 6만원 쯤 된다. 15분~30분 쯤 걸린다는 거리에...

무사히 잘 도착했으면 됐지 뭐~

대답은 그렇게 해줬지만 속 쓰리다. 돈이 아까운 것보다 부당하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사실이 못마땅했다.

 

작은딸과 우리부부 그렇게 셋이 공항청사를 나오자 곧바로 호객꾼들이 붙는다.

얼마?~

60zt~

무시해 버리고 늘어서 있는 택시들로 향했다.

40zt란다.

그렇게 우리는 호텔로 향했다. 시내 중심부까지 24~40zt 정도 택시요금이 나온다고 했으니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큰애는 미터기로 간다고 하니 그말만 믿고 이용하다가 바가지를 쓴거다.

이후로 크게 바가지를 쓴 경우는 없었는데 헝가리에서 딱한번 눈뜨고 당한 적이 있다.

내 평생 그렇게 빨리 돌아가는 미터기를 본 적이 없다. 그날 상황은 나중에~

 

영국에서 오래 생활한 큰애는 그런 것을 속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나보다.

그래서 사전에 정보 좀 알아두라고 했었는데~

 

 

 

 

호텔 앞 도로 모습

 

 

 

이번 여행에서는 4개국의 5개 도시에서 2~3일씩 숙박을 했는데 그 중 최고는 아니더라도 두번째로 좋았던 호텔이다.

위사진은 1층 로비 옆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이곳에서 아침식사가 부페식으로 제공되고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매우 깔끔하고 정갈했다. 

 

 

 

 

호텔 엘리베이터홀에서 내려다본 Centrum 사거리 모습

 

 

 

바르샤바의 시내교통은 버스 트램 메트로가 있는데 승차권은 공통으로 이용하게 되어있어

호텔앞 지하상가에서 3일권을 30zt에 구입했다. 딸애들 것은 국제학생증을 제시하여 할인받고~

그런데 1일권과 3일권은 있어도 2일권은 없다. 3일권이 1일권의 딱 2배이고~

이것도 상술인가?

 

승차권을 구입하고 트램을 탈려고 하는데 도통 개찰기가 보이지 않는다.

승차권을 사용할때는 처음에 반드시 펀칭을 해야지 그렇지않으면 승차권을 가지고도 무임승차로 벌금을 물수 밖에 없다는 말은 누누히 들었던지라

선뜻 트램에 오르지도 못하고 오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물어보아도 말이 통해야지~

 

생각보다 일반인들에게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서유럽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줬다.

다행히 의사소통이 가능한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트램안에 있는 개찰기로 안내해주어 트램과 버스를 이용한 시내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딱 한정거장을 가서 내렸고 그곳에서 바르샤바 여행의 중심지라고 하는 신세계 거리로  접어들었다.

 

바르샤바 신세계 거리 Nowy Swait

 

 

쇼팽 박물관

 

한가로이 신세계 거리를 걷다가 큰도로에서 한블럭쯤 골목으로 들어간 곳에 위치한 쇼팽 박물관을 찾았다.

17세기 초에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궁전인데

1,2층은 쇼팽에 관한 자료들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으로 3층은 콘서트 홀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너무 이른 시간에 찾아간 탓에 박물관은 개관을 하지 않았고

개관까지의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발길을 돌렸다.

 

쇼팽 박물관 앞 건물 담벼락에~

 

 

 

박물관 주변 건물들의 외벽에 벽화를 그려놓은 것이 있어 담아보았다.

 

 

 

 

 

 

신세계 거리 모습

 

 

 

 

 

 

 

바르샤바 최고의 번화가이고 쇼핑 명소라고 하는 신세계 거리도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그다지 붐비지않는 비교적 한산한 도로로 보인다.

물론 시간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 주겠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여유롭다.

그렇다고 무작정 무단횡단을 감행하다니~ㅎㅎ

 

신세계 거리을 가다가 만난 코페르니쿠스 동상

 

폴랜드는 16세기에 유럽의 곡창지대로 불리며 유럽 최대의 왕조를 가진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다는데

이때가 천재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가 활동했던 시기라고 한다.

 

 

 

 

 

 

 

 

 

 

성십자가 교회

 

쇼팽의 심장이 성당의 한쪽 기둥에 보관되어 있어서 유명하다는 교회다.

 

파리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쇼팽은 조국을 몹시 그리워했고

그래서 사망후 동생이 심장만이라도 고국에 묻히도록 이곳으로 가져와서 안치했다고 한다.

 

노부부가 꽃다발을 들고 교회로 들어가는 것을 뒤따라 들어가 봤더니

미사중인지 숨소리조차 들리지않을 정도로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조용히 기도하고 있는 교인들의 모습이 작은 예배당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래서 방해가 될까봐 조용히 물러 나왔다.

그리고 신세계 거리를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