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뉴욕 여행의 첫날 소호 SoHo를 가다~

 

 

 

아파트 창문으로 보이는 맨해튼 모습이다.

 

도심의 빌딩 숲 너머로 멀리 새롭게 태어난 세계 무역 센터인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one World Trade Center가

9.11 테러의 아픔을 딛고 우뚝 서있는데 현재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고 한다.

 

 

또 다른 창문으로는 이스트 강이 내려다보이는데 이른 시각부터

각종 배들이 분주히 오르내린다.

 

 

 

 

 

 

 

 

 

잘 잤니? Erin~

 

 

우리 부부 다음으로 눈을 뜬 것은 손녀 에린이고

두 딸은 여전히 꿈속을 헤매는 중이다.

 

제 엄마와 이모 사이에 끼어서 잠을 자는 꼬맹이는

눈을 띄고도 기척도 안한 채 조용히 누워 있어서 우리 부부가 데리고 나오곤 했다.

 

이런 일상은 뉴욕에 머무는 내내 반복되었는데~

 

항상 잠이 부족한 제 엄마와 이모가 깨지 않도록 마냥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우리 부부가 조용히 데리고 나와서 같이 놀아주고 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바라본 이스트 강변 모습이다.

 

 

매일 출근하느라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한데 뉴욕에 왔다고 달라질리 만무하고

좁은 아파트 안에서 딸들과 아내가 외출 준비를 마칠 때까지 하릴없이 서성이는 것도 못할 일이다.

 

그렇다고 채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ㅠㅠ

 

바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제 부모가 방문했다는 구실로 모처럼의 휴가를 받았는데

일찍부터 서둘러 나가자는 말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그저 처분만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조금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편하다.

 

항상 여행을 떠날 때는 그래왔듯이 일에 대한 생각은 철저히 잊어버리고

딸들의 움직임에 맞추어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보기로 한다.

 

 

 

 

 

 

 

 

 

나와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치장을 마친 손녀를 데리고 정원으로 나왔다.

 

 

사진 좀 찍어 줄까?

 

찡그리지 말고 치~~즈 해봐~

 

 

사진을 찍어 줄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손가락을 올리는 포즈는 누구한테 배웠을꼬~~ㅎ

 

 

 

 

 

 

 

 

 

시선이 자꾸만 딴데로 향하는 보니 별로 재미가 없는 모양이다.

 

 

그래 네 맘대로 놀려므나~~

 

 

 

 

 

 

 

 

 

 

 

 

 

 

뭐가 그리 궁금하실까~

 

 

호기심 만땅이다~~ㅎ

 

 

 

 

 

 

 

 

 

뛰지 마~  넘어질라~~

 

 

새로 만난 이웃이 궁금한가보다.

 

제 동네에서도 외출하면 보이는 사람 마다 인사를 건넨다더니

이곳에서도 새 친구를 사귀고 싶은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자 이스트 강은 더욱 분주해진다.

 

 

 

 

 

 

 

 

 

 

 

 

 

 

채비를 모두 마친 딸들과 아내를 따라 시내로 나선다.

 

 

어디로 갈 건데?

 

소호로 가잔다.

 

 

 

 

 

 

 

 

 

맨해튼 동쪽에 길게 나있는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는데

 

정오의 강렬한 햇살이 정면으로 내리쬔다.

 

 

 

 

 

 

 

 

 

드디어 도착한 소호 SoHo~

 

 

내가 알고 있기로는 소호에는 꼭 가봐야 할 관광 명소는 없다고 하는데

뉴욕에서의 본격적인 나들이의 첫날을 왜 이곳으로 정했을까~

 

궁금증은 일었지만 그냥 따르기로 한다.

 

 

 

 

 

 

 

 

 

이곳 거리에도 곳곳에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진을 치고 있고

 

제법 많은 행인들이 오간다.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오는 철재 사다리들~

 

 

건물 바깥에 철재 계단이 길게 이어진 이런 건물들은 대체로 19세기 후반에 지어졌고

캐스트 아이언 빌딩이라 불리는데 지금은 소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고 한다.

 

화려한 모습은 아닌 이러한 건물들의 아랫층에는 각종 샵들이 들어서 있다.

 

 

 

 

 

 

 

 

 

소호는 내가 상상했던 뉴욕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뉴욕이라고 하면 뭔지 모르게 비까번쩍하고 화려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도로변의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거리 모습도 어수선하고 무질서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들어오는 대형 투어버스들을 보면

나름 유명한 거리인 것만은 사실인 것 같은데~

 

 

 

 

 

 

 

 

 

소호 SoHo는 South Of Houston의 약자로 원래는 공장 지대였으나 1970년대 공장들이 폐업하고

저렴한 임대료로 아티스트들이 찾아들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화랑과 개성 있는 부티크들이 줄지어 오픈하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임대료가 치솟게 되자

가난한 예술가는 물러가게 되고 명품 브랜드와 내셔널 체인 브랜드 샵들이 차례로 이곳을 점령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소호는 뉴욕 최고의 쇼핑 메카가 되었다고 하고~

 

 

 

 

 

 

 

 

 

연이어 몰려드는 대형 투어버스들로 거리가 꽉 채워진 느낌이다.

 

 

건물 아랫층에서는 낯익은 상점 이름도 종종 눈에 띈다.

 

 

 

 

 

 

 

 

 

드디어 소호에 온 목적을 실현하려나보다.

 

 

따로 다닐 수 없으니 꼼짝없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내 눈에는 특별함이 보이지 않는 평범한 쇼핑센터다.

 

 

 

 

 

 

 

 

 

디자인과 색상이 다소 과감한 의상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이것저것을 살펴보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는 모양이다.

 

 

 

 

 

 

 

 

 

딱히 할 일이 없는 내 눈은 손녀를 따라다니기 바쁘다~~ㅎ

 

 

 

 

 

 

 

 

 

내가 아는 한 빈손으로 쇼핑센터를 나왔다.

 

 

그래~  내 돈만 굳는 거지~~ㅎㅎ

 

 

 

 

 

 

 

 

 

 

 

 

 

 

또 다른 쇼핑센터 안에서~

 

에린이 너도 심심하지?

 

 

내 눈은 손녀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별 모양의 악세서리에서 떠나질 못한다.

 

신데렐라 인형을 사주었고 그 인형이 들고 있는 별 모양의 악세서리인데

이게 보이지않으면 난리가 난다.

 

그래서 혹시나 어디에 떨어뜨릴까 노심초사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어쩌다 내 신세가 이 모양이 됐나~~ㅠ

 

 

 

 

 

 

 

 

 

역시 나에게는 쇼핑센터보다 거리 모습이 더 끌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건물들과 제각각인 치장이 눈여겨 볼만 하다.

 

 

 

 

 

 

 

 

 

 

 

 

 

 

 

 

 

 

 

그래~  이곳이 소호란 말이지?